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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으로 번지는 햇빛·바람소득마을

「전국으로 번지는 햇빛·바람소득마을」


"신안에서는 '바람 소득'이 들어와요!"


전남 해상풍력 1단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10기. 사진=SK이노베이션 공식 뉴스룸 ASKinno 제공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 해안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9㎞ 떨어진 바다 위에는 한 시간에 최대 9.6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해상풍력 발전기 10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풍력 발전단지는 SK이노베이션 E&S와 덴마크의 재생에너지 투자 기업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가 함께 설립한 전남 해상풍력입니다. 총 96㎿ 규모로 민간에서 주도한 해상풍력 발전단지 중 최대 규모입니다.


이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또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바로 최초로 인근 주민들에게 ‘바람소득’을 지급하는 해상풍력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올해 5월부터 발전을 시작한 전남 해상풍력은 지난 10월 말 처음으로 이익 일부를 주민 참여 협동조합과 공유했습니다.


신안군은 2018년 10월 태양광 사업자와 주민이 개발 이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면서 소득 지급을 추진했습니다. 소득 지급액은 2021년 17억 원으로 시작해 2022년 39억 원, 2023년 78억 원, 2024년 82억 원 등 매년 규모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남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바람 소득까지 더해지며 올해 수익금은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신안군은 지난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 공유로 누적 수익금이 3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햇빛소득·바람소득 지급 대상자는 신안군민의 49%에 달하는 1만 8,99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2028년 390㎿ 규모의 신안 해상풍력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신안군민 100%가 소득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민 참여형 이익 공유제도: '연금' 대신 '소득'!"



앞으로 햇빛소득·바람소득은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지난 9월 지역 주민이 발전 사업에 직접 투자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재생에너지 주민 참여형 이익 공유제도’ 설계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신안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별로 다양한 형태의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 제도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별로 맞춤형 표준 모델을 마련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지자체와 달리 공식적으로 ‘햇빛 연금’, ‘바람 연금’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는 뜻을 지닌 연금이라는 말이 자칫 국민의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햇빛소득’, ‘바람소득’이라는 말로 바꿔 부르고 있습니다.

"햇빛·바람소득마을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신안군, 햇빛연금 누적 수익 300억 원 돌파. 사진=신안군청 제공

햇빛소득, 바람소득을 지칭하는 ‘재생에너지 주민 참여형 이익 공유제도’의 운영 방식은 조금 복잡합니다.

우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 모델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생산한 전기를 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에 판매하거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기업에 인증서(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팔아 이익을 얻습니다.

이때 재생에너지 발전소 인근 주민이 발전소에 투자하면 정부는 REC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늘어난 가중치만큼 발전소의 수익도 올라갑니다. REC 가중치로 추가된 발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것이 바로 주민 참여 이익 공유 모델의 기본 개념입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이익 공유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지자체별로 약간씩 다릅니다. 주민이 발전사업자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배당 수익을 받는 지분형 방식, 주민이 발전사업자의 채권을 매입한 뒤 매입한 채권에 대해 정기적인 이자 수익을 배분하는 채권형 방식, 주민이 발전소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한 뒤 투자 수익을 배분하는 펀드형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강원·경기·전라를 넘어 전국으로"

앞서 신안군의 햇빛·바람소득은 채권형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난 15일 준공식을 가진 제주한림해상풍력도 채권형 방식입니다. 한림해상풍력은 발전단지 인근 3개 마을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총 300억 원(총사업비의 4.7%)을 투자했으며 발전소는 매년 발생하는 배당금을 지역 주민에게 환원하게 됩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경기 여주 구양리의 햇빛 두레 태양광 발전 사업은 지분형 방식입니다. 구양리 마을 주민들은 2021년 12월 구양리 햇빛 두레 발전협동조합을 출범했습니다. 협동조합은 정부의 사업 지원을 받아 마을창고, 주차장 등에 약 1㎿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습니다. 태양광 패널에서는 월평균 1,000만 원가량의 전기 판매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협동조합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수익금은 마을회관 무료 점심, 무료 마을버스 운영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구양리 사례를 전극으로 확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장관 수속의 범정부 추진단인 ‘(가칭)햇빛소득마을 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정부는 전국 3만 8,000여 개 리(里)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매년 500개소 이상, 2030년까지 약 2,500개소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은 주민이 발전소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고 20년의 투자 기간 분기마다 이자를 배분받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총사업비의 4%를 태백 시민이 참여했습니다. 태백 시민은 1단계 사업에서는 최대 4,000만 원까지, 2단계 사업에서는 최대 5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펀드에 참여한 주민들은 연간 10~11%의 이자 수익을 받습니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은 1, 2단계의 성공에 힘입어 3단계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2단계 준공식. 사진=강원특별자치도 제공

정부가 햇빛소득·바람소득을 전국으로 확대하려는 이유는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보급하려는 정책 목표와 맞닿아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개발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 낮은 지역 수용성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고 마을 경제 회복에 사용한다면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지역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지역 소멸과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러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강희종 아시아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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