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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탄력운전, 재생에너지와의 공존을 위한 키워드

"원자력 발전도 이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


울진 신안울 원전 1호기와 2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원자력 발전은 오랜 기간 국내 전력망에서 기저 부하(base load)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기저 부하는 우리 생활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전력 수요를 의미합니다. 원자력 발전은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기저 부하 발전원으로 제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원전의 역할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직성 전원’이었던 원전도 유연하게 운전할 필요성이 커진 것입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것이 특징입니다. 출력량을 조절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는 특히 봄과 가을 등 경부하기(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기)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생산량은 많은 반면 수요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기 때문에 전력망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전력이 과잉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면 전력거래소는 ‘급전 지시’를 통해 발전소의 출력을 조절합니다. 이것을 출력 제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화력발전소가 출력 제어의 주된 대상이었으나 재생에너지가 크게 늘면서 최근에는 기저 발전원인 원전까지도 출력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원전 출력 감발(제한) 횟수는 25회에 달했습니다. 원전의 출력 제한은 2020년 2회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1년 3회, 2022년 4회, 2023년 7회, 2024년 7회로 점차 늘더니 지난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원전 출력 제어, 왜 논쟁이 될까요?"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원전의 출력 제한 횟수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원전은 기저 부하를 담당했기 때문에 출격 제한의 기술과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최대 출력의 80% 정도만 조절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원전 운영을 위해 출력 제어의 횟수도 일정 기간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원전의 출력 제한은 신규 원전 건설 논의 과정에서도 이슈입니다. 정부는 신규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지를 놓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대형 신규 원전 2기를 새로 짓기로 했는데 이를 계획대로 추진할지를 놓고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쟁점 중의 하나가 바로 원전의 출력 제어입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하는데 원전을 새로 짓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입니다. 일부에서는 경직성 전원인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면 마찬가지로 경직성 전원인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국내 원전도 충분히 출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와 공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전으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면 화력발전소를 유지할 필요성도 줄어들게 됩니다. 그만큼 더 빨리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할 수 있게 됩니다. 새 정부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조화로운 에너지믹스를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탄력운전'은 무엇인가요?"

전기 수요에 따라 발전소의 출력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을 탄력운전(flexible operation)이라고 합니다. 원전의 탄력운전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해외의 경우 프랑스, 독일은 실제로 원전의 탄력운전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전체 전력의 7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프랑스는 일찌감치 탄력운전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프랑스는 하루 동안에도 원전의 출력을 100%에서 2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우리나라도 기술과 경험을 쌓는다면 충분히 원전 탄력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전력기술,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국내 원전 관련 기관들은 2025년 7월부터 원전 탄력운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8년까지 탄력운전에 필수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2029년 규제 기관 인허가를 거쳐 2032년 신한울 원전 2호기부터 적용한다는 목표입니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80%인 원전 출력 감발을 50%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8개월에 27일 정도만 가능했던 출력 제한 횟수도 연간 100일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전 탄력운전은 이렇게 합니다!"


한울 5호기와 6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원전의 탄력운전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노심에 삽입된 제어봉의 위치를 조절해 핵분열 반응 속도를 제어하는 방식, 냉각재에 녹아 있는 붕산의 농도를 조절하는 방식, 원자로의 출력은 그대로 유지한 채 터빈 측 증기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각국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이 세 가지 방식들을 적절히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원전 업계는 모드-K(MODE-K)라는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지 않고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원전 탄력운전 기술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원전의 수출을 위해서라도 탄력운전 기술 개발은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현재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는 설계 단계부터 탄력운전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강희종 아시아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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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41432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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