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라늄 원자로 대체할
토륨 원자로 상용화 임박!
얼마 전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의 원전 국가를 꿈꾸고 있다고 소개해드렸는데요.
비단 원전의 수량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은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하는 등 원전 대국으로서의 입지를 크게 다져가고 있습니다.
원자번호 90번인 토륨(Thorium, Th)은 우라늄과 마찬가지로 원자로에서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방사성 원소입니다. 토륨은 우라늄에 비해 매장량이 4배 가까이 더 많지만 그동안 발전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는데요. 최근에는 중국이 세계 최초로 토륨 기반의 원자로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초기 토륨 원자로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스)
토륨, 우라늄 대체할 발전용 원소로 재조명
최초의 토륨 기반 원자로는 미국에서 개발되었습니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는 1965년 토륨 용융염 원자로(molten salt reactor)를 완성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지속적인 작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아 1969년 폐쇄했습니다. 토륨은 연쇄적인 핵분열반응을 일으키는 우라늄-235와 달리, 핵분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중성자의 수가 연쇄반응을 일으키기에 부족합니다. 따라서 핵분열을 연쇄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성자를 따로 공급해주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토륨은 우라늄보다 덜 선호되었고, 1970년대 이후 발전용 원료로서 우라늄에게 완전히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성이 중요해 지면서 핵분열 성능이 낮은 토륨이 오히려 장점을 갖는 원료로서 주목되기 시작했습니다. 토륨 원자로가 운전을 정지하면 중성자를 공급받지 못해 핵분열을 멈추게 되어 안전성이 높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토륨 기반의 원자로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토륨은 순수한 동위원소로서 복잡한 농축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고, 기존 우라늄 원자로보다 사용후핵연료를 훨씬 덜 배출합니다. 또한,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의 약 80%는 반감기가 10년 이내로 짧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처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간쑤성 우웨이에 토륨 원자로를 설치한 중국 (출처 : OGV Energy)
중국, 토륨 용융염 원자로 상용화를 코앞에 두다
토륨 원자로 개발은 중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1년 토륨 용융염 원자로 프로젝트를 개시했습니다. 스모그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죠.
중국은 2014년 1월 상하이에 연구 센터를 설립하고 토륨을 원료로 이용하는 공업용 원자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2018년 9월부터 간쑤성 우웨이의 고비 사막에 2MW 규모의 시험용 토륨 용융염 원자로 건설을 시작해 2021년 8월에 완공했습니다. 중국의 토륨 용융염 원자로는 고체 연료에 의존하는 우라늄 원자로와 달리, 상압에서 작동하는 액체 연료를 사용해 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량의 냉각수를 필요로 하는 기존 우라늄 원자로는 주로 해안가에 건설되지만, 토륨 원자로는 용융염을 연료와 냉각재로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내륙에서도 설치 및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의 2MW 규모 원자로는 2024년 6월 첫 가동을 위한 허가를 얻었으며, 중국과학원 상하이 응용물리연구소가 향후 10년간 운영할 방침입니다. 중국은 향후 시험용 원자로 인근 1헥타르 부지에 60MW 규모의 토륨 용융염 원자로를 2029년까지 완공해 완전한 상용화를 이룰 계획입니다.
▲시험용 토륨 용융염 원자로 (출처 : Thorium Energy World)
중국이 토륨 원자로의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가 됩니다. 중국과 함께 인도도 토륨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한편, 중국은 2023년 12월 토륨 용융염 원자로로 구동되는 컨테이너 선박의 설계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토륨 원자로의 가능성에 주목하여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글 : 과학저널리스트 정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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