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에너지차 잇따라 가격 인상, 그 원인과 영향은?
2020-04-06 중국 베이징무역관 김성애
- 배터리 소재값 급등, 반도체 공급난 등 공급망 불안정이 주요인
- 車제조사는 소재 공급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소재 공급 확보에 총력
작년 말 테슬라를 시작으로 신흥세력, 로컬계 전통차, 합자와 외자기업까지 신에너지차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며 2월까지 가격 인상 행렬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 한 달 만에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두 번째 가격 인상에 나서며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자동차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특히 테슬라는 7일 내 출고가를 세 번 올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3월 들어 20여 개 신에너지차 제조업체가 40여 개 전기차 모델 가격을 올렸다.
원인
1) 배터리 소재값 급등에 의한 원가부담 가중
업체들은 △배터리 소재값 상승, △반도체 공급난, △정부지원금 축소를 신에너지차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코발트, 황산니켈, 탄산리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업계를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창청 오라(长城欧拉) CEO 둥위둥(董玉東)은 “2월 말부터 전기차 모델에 대해 생산을 중단하고 신규 주문도 아예 받지 않는 원인은 원가 부담으로 오라 블랙캣 1대당 1만 위안씩 적자를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에너지차 시장 호황에 힘입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원자재 가격은 지난 1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3월 상순 이차전지용 리튬 소재인 탄산리튬의 현물가는 톤당 50만 위안을 돌파했다. 작년 연초의 10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수산화리튬 현물가도 톤당 49만 위안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 셧다운에 의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으로 코발트, 니켈 관련 소재 가격은 급등락을 거듭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 전구체의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 가격은 3월 둘째 주 톤당 5.9만 위안까지 치솟았다가 2주 만에 5만 위안 이하로 떨어졌다. 같은 시기 전해 코발트 값은 톤당 57만 위안을 넘어섰다가 최근 다시 56만 위안대로 가라앉았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코발트·니켈 소재값으로 생산업체들의 원가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CCTV 재경채널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황산니켈 가격 급등으로 삼원계 배터리 소재값은 톤당 16만~25만 위안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삼원계 리튬 배터리 가격은 31~47위안/KWh 올랐다. 70KWh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경우, 생산원가가 2000~3300위안 오른 셈이다. 톈펑(天風)증권은 니켈값이 5만 달러/톤에 이르면 테슬라 모델3(76.8KWh)의 생산원가는 1.05만 위안, 샤오펑 P7(80.87KWh)은 1.1만 위안, 니오 EC6(70KWh)는 9500위안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니켈 가격이 톤당 10만 달러를 돌파할 경우, 테슬라 모델3의 생산원가는 2.8만 위안, 샤오펑 P7는 3만 위안, 니오 EC6는 2.5만 위안 오르게 된다.
시장은 전기차 시장규모가 급성장하고 이차전지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필수 광물의 수급이 불균형해진 것으로 분석한다. 단기내 핵심 소재의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며 이에 따라 원가상승 압력을 계속하여 커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2020년 4분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2년 3월 16일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가 지진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 르네사스는 지난 16일 지진으로 반도체 공장 2곳의 생산을 일시 중지했으며 또 다른 공장에서는 생산을 일부 중단함. 이중에는 전 세계로 자동차 반도체를 공급하는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도 포함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까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즉 MCU 칩을 공급하는 공장은 한정적이다. 일본의 르네사스, 네덜란드의 NXP, 독일의 인피니언과 인피니언에 인수합병된 Cypress, 미국의 TI와 마이크로칩, 스위스의 ST 등 7개 사가 99%의 세계 MCU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천스화(陳士華) 부비서장은 “차량용 반도체는 시장집중도가 높고 제조 공정은 매우 높은 자본과 기술력을 요구하므로 단기내 증산은 구조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국내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가 공급부족 사태에 직면했다”고 지적한다. 러-우 사태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지진 같은 재해까지 발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쉬(BOSCH) 중국법인의 쉬다취안(徐大全) 부총재는 “차량용 반도체는 공급물량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수급 불균형 지속으로 가격까지 상승하고 있다”며 이로 자동차 생산비용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3) 정부 보조금 지속 축소
중국 재정부는 올해의 신에너지 승용차·버스·화물차의 구매 보조금을 지난해 대비 30% 하향 조정했다. 공공분야의 인하폭은 20%이며 보조금은 2022년 12월 31일, 즉 연말 종료될 예정이다. 2021년 기준 보조금은 주행거리 300~400km 1.3만 위안, 400km 이상은 1.8만 위안이다. 따라서 30%가 줄면 보조금은 각각 0.91만 위안, 1.26만 위안으로 축소된다. 정부 보조금은 꾸준하게 축소됐지만 최근처럼 원가 부담이 급격하게 가중되는 가운데 30% 축소는 제조사들, 특히 중저가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로컬 신흥세력에게 큰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영향
가격 인상 효과는 1~2월 판매실적에 나타나지 않았다. 올 2월 누계 중국 신에너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4.8% 급증한 76.5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한 해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업계는 향후 2~3개월 판매실적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상승이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시장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중항(中航)증권 애널리스트 저우룬팡(邹润芳)은 원자재 가격 급등세는 저가제품이 주를 이룬 로컬 전기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 약화,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비용 상승, 보조금 축소에 의한 원가 압력은 저가 전기차 모델을 주력 품목으로 하는 신흥 전기차 업체에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2개월 로컬계의 초저가 전기차가 인기를 끌었지만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의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마(威馬)’의 창업자이자 CEO인 선후이(沈暉)는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은 ‘아령형’에서 ‘방추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2030년 15만~25만 위안 가격대의 전기차 제품 비중이 60%, 신차 판매 비중은 현재의 3%에서 4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망 및 시사점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의한 원가 부담이 이차전지와 신에너지차 제조사, 소비자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는 소재값 안정화 대책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 16~17일 공신부 원자재·장비공업사(司), 발개위 가격사, 시감총국 반부정당경쟁국 등 관련 부처는 협회* 및 중점기업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최근 이차전지용 배터리 리튬 소재값 급등 및 리튬 산업 발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당국은 관련 기업들이 장기적·안정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2030년 탄소정점 액션플랜’에서 “2030년까지 사용하는 교통수단에서 신에너지차의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고 전통 내연기관 자동차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신에너지차 시장의 안정적 성장, 탄소중립화 전환을 위해 핵심 소재 가격 및 공급망 안정화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유색금색공업협회·중국자동차공업협회·중국자동차이차전지산업혁신연맹 등
한편, 전문가들은 이차전지용 핵심 소재는 단기내 급증하는 생산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해도 가격 급등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리튬 전문 연구기관 REALLI 리서치(眞鋰硏究)의 수석애널리스트 머커(墨柯)는 “전기차 시장 활황에 의한 리튬 슈퍼사이클”이라며 “리튬광 채굴 인프라 구축은 상당한 시일이 걸리므로 단기내 공급 급확대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장이 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로 관련 기업들은 (리튬 등 소재)재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급등세는 억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공급망 불안정에 대비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들은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월 광저우-혼다는 중국 최대 리튬 업체 간펑리튬(贛鋒鋰業)의 지분 1%를 구입하고 간펑리튬으로부터 장기적·우선적으로 이차전지를 공급받는 다방면 전략적 협력 협의서를 체결했다. 폭스바겐은 중국 최대 니켈 공급사 칭산(靑山)니켈, 최대 코발트 정제업체인 화유코발트(華友鈷業)와 이차전지 소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이번 협력을 통해 니켈과 코발트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신에너지차 생산비용을 30~50%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 장기화에 러-우 사태까지 겹치며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업 스트림 부문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다운 스트림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 당국의 정책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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