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 리스트 발표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23년 12월 14일 2024년부터 바뀌는 전기차 구매보조금 제도의 차량 모델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는 친환경 산업을 바탕으로 제조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프랑스 정부가 2023년 5월 처음 발표한 ‘녹색산업법’에 포함된 내용이다. 프랑스 정부는 2023년까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기준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정부가 정한 환경점수에 따라 일정 기준(60점)을 넘어서는 차량 모델에만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까지는 차량 운행 중의 탄소배출량 만으로 친환경차 구매보조금을 지급했다면, 2024년부터는 도로에서 사용되기 전 모든 생산 단계를 환경점수로 산출해 전기차라고 해도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2024년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 리스트에는 총 22개 전기차 브랜드의 78개의 모델이 포함됐다.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모델은 2023.12.15.부로 구매지원금 혜택자격이 상실됐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프랑스 경제부에서 발표한 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대상 리스트를 알 수 있다.
주: 2024년 프랑스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대상 차량 리스트(프랑스 경제부)
선정된 모델 리스트를 보면, 예상대로 프랑스 또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모델이 리스트에 포함됐고 중국, 한국 등에서 제조되는 차량은 대거 제외됐다. 예를 들어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프랑스 내 전기차 판매의 7.5%를 차지하는 Tesla Model 3는 리스트에서 제외됐고 베를린 공장에서 일부가 조립되는 Model Y는 포함됐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는 Atto3와 Dolphin 두 모델에 대해 프랑스 정부에 자료를 제출했으나 두 모델 모두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브랜드의 경우 체코에서 생산되는 Kona가 리스트에 포함됐다.
환경점수는 차량이 도로에서 사용되기 전, 차량 생애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배출되는 탄소발자국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즉, 차량 제조에 사용되는 강철, 알루미늄, 기타 원재료 생산과정에서의 배출량부터, 차량의 중간가공 및 조립, 배터리 생산, 조립 장소에서부터 프랑스 유통사까지의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계산한다. 환경점수 산출에는 또한 시내용 차량과 더 넓은 범위의 용도로 사용되는 차량 등이 각기 다른 카테고리로 적용되며 차량 또는 배터리가 조립되는 장소(국가)에 따라서도 각각 다른 레퍼런스 값이 주어진다. 일간지 레제코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된 알루미늄 1kg은 이 산식에 따라 2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비해 프랑스 생산 알루미늄 1kg은 8.6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차량 제조과정의 배출량부터, 운송에 이르기까지의 탄소배출량이 적용되는 개편 기준은 원거리에서 납품하는 기업에는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브랜드들은, 환경점수 계산에 필요한 제조사 측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프랑스 정부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Les Echos)의 보도에 따르면, Tesla는 이의제기 의견을 밝히지 않았고 BYD는 유럽 생산 공장을 설립할 때까지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쟁을 계속할 것으로 밝혔다. 우리 정부와 자동차 업계 역시 일부 제외 차량모델의 탄소배출량을 재산정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협업하여 프랑스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공식 이의제기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조 기업별 프랑스 전기차 시장 점유율(’23년 3분기 기준)>
[자료: Observatoire de l’industrie electrique]
한편, 2024년 프랑스 전기차 구매 보조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Le figaro 등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매자의 소득수준 6분위 이상 가구에 한해 지원금을 기존의 5000유로에서 4000유로로 줄이고 기준선 이하의 저소득 가구에 대해서는 최대 7000유로까지 지급하는 기존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고차에 대한 보조금도 2024년에는 폐지될 것으로 보도됐다.
2023년 여름부터 프랑스 정부가 예고했던 2024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 일정에 따라 2023년 12월 15일부터 보조금 수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많은 브랜드들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라고 홍보하며 2023년 하반기에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이에, 2023년 막바지에 이르러 주문이 쏟아졌고 해당 브랜드들은 2024년 3월 15일까지 해당 모델을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날짜 이후에는 프랑스 전기자동차 등록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 전기차 보급정책인 월 100유로 리스 제도 내용 발표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23년 12월 14일 SNS 플랫폼을 통해 2024년부터 월 100유로 수준의 전기차 리스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 100 유로 전기차 리스제도’는 프랑스 정부가 전기차의 폭넓은 보급을 위해 저소득층의 전기차 이용을 지원하는 제도로, 2022년 대선 당시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 프로그램 중 하나다.
프랑스 거주자 중 1인당 연소득이 1만5400유로 미만인 납세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예를 들어, 총 가계 소득이 3만 유로인 부부의 경우 신청 가능하다. 다만, 2024년에는 당장 공급할 수 있는 차량 재고가 부족할 수 있어 연간 직업적으로 8000km 이상을 운전해야 하거나 집에서 15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차량 공급량이 원활해지면 이러한 직업적, 거리적 조건은 해제되고 가계소득 기준만 적용할 예정이며,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시행된다. 계약기간은 최소 3년이며, 리스 비용은 일반적으로 100 유로 이하지만, 패밀리 모델의 차량인 경우 150유로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 제도로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은 차량 한 대당 약 1만3000유로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첫 리스비용도 포함된다. 리스하는 개인은 리스비용에 자동차 보험 비용을 의무적으로 추가해야 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리스제도 대상 전기차는 유럽 및 프랑스에서 제조된 Renault와 Stellantis사의 차량이 대부분으로, 스텔란티스의 경우 8개의 모델을 제공한다.
2023년 12월 15일부터 프랑스 정부 플랫폼을 통해 신청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24년 1월 1일부터 렌터카 업체를 통해 모델 예약이 가능해졌다. 다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기차 공급량 문제로 2024년에는 약 2만여 대의 차량만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듬해부터 이용률이 약 두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월 100유로 전기차 리스제도 대상 차량 예시>
[자료: 프랑스 환경부]
시사점
현지 언론은 이번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으로 전기차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지 레제코(Les echos)는 “(이번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Tesla Model 3, MG4, Spring 등은 프랑스 100% 전기차 판매량의 거의 1/4을 차지했다. 이 모델들에게서 구매보조금이 사라지면, 가격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급 모델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프랑스 정부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만큼, 2024년에도 계속적으로 진행상황을 꼼꼼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전기차 및 차량용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려는 프랑스의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EU 내 생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프랑스 경제부, 환경부, 에너지전환부, Observatoire de l’industrie electrique, 일간지 Les echos, Le monde, Le figaro, KOTRA 파리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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