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이산화탄소를 묻는다고? 탄소중립 앞당기는 CCUS 기술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각국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상에서, 산업현장에서, 그리고 화력발전소와 같은 발전시설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최대 200년까지 머뭅니다. 따라서 탄소배출을 불가피한 일로 치부하고 이를 마냥 방치하면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죠.
그런데 만약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한데 모아 대기 중에 방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기발한 상상처럼 들리는 이 기술은 실제로 구현되어 이미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로 ‘CCUS’라고 하는 기술인데요. 과연 어떤 원리로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저장하는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의 개념
CCUS는 ‘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의 약자로 공기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활용 또는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CCU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CCS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CCU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땅속 깊은 곳에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선박이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반한 이산화탄소를 지하 800m가 넘는 깊이에 주입하고 저장합니다.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의 깊은 땅속에도 저장할 수 있죠. 이렇게 주입된 이산화탄소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용해되거나 광물화됩니다.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입니다. 저장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연료, 화학물질, 건축자재 등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죠.
탄소포집 기술, 언제부터 사용됐나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으로 인해 최근 들어 CCUS가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사실 탄소포집 기술 자체는 10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채굴 및 생산 공정에서 순수 가스를 얻기 위해 불순물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탄소포집 기술이 사용되었죠.
탄소저장 기술인 CCS 또한 1970년대에 이미 등장한 바 있습니다. 노후 유전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는 공정인 EOR(Enhanced Oil Recovery) 프로젝트에서 탄소저장 기술이 사용되었습니다.
천연가스, 석유 등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되어 왔던 탄소포집·저장 기술이 이제는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기술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1996년 노르웨이 슬라이프너(Sleipner) 해상 가스전 CCS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여러 지역에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CCS 기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장된 탄소를 어떻게 활용하나요?
탄소활용 기술인 CCU는 순환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이루는 대표적인 기술입니다. 대기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재생 연료나 원료로 만들어 사용하여 물질과 에너지가 순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CCU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휘발유 등의 연료를 만드는 것은 물론, 플라스틱과 같은 화학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정메탄올은 CCU의 대표 제품으로서,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매우 커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CCUS, 탄소중립 앞당겨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US 없이 넷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탄소중립에 있어 앞으로 CCUS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CCUS 개발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4년 2월,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CCUS)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관련 사업이 추진력을 얻고 있습니다.
CCUS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초기시장인 만큼 꾸준한 기술 개발과 제도적 뒷받침, 인프라 구축이 실시되면 튼튼한 산업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물론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든든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자료]
https://www.2050cnc.go.kr/base/board/read?boardManagementNo=68&boardNo=4024&searchCategory=&page=1&searchType=&searchWord=&menuLevel=2&menuNo=131
CCU(Carborn Capture Utilization), 탄소중립 산업의 마중물 - 황영규 위원
대통령직속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2024.9.30.
https://media.skens.com/1049
[에너지백과]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SK이노베이션, 2022.6.30.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084802.html
기후위기 대응하는 ‘탄소 포집·저장’ 기술이 뭔가요?
한겨레신문, 2023.3.23.